비수술 치료 심층 분석

큐어젯과 미라젯은 같은 기술인가 — 전자기력과 레이저, 제트 주입의 물리학 본문

주사·실

큐어젯과 미라젯은 같은 기술인가 — 전자기력과 레이저, 제트 주입의 물리학

비수술 치료 분석가 2026. 3. 18. 18:00

 

큐어젯(CureJet)과 미라젯(MiraJet)은 모두 바늘 없이 약물을 피부에 전달하는 제트 주입(jet injection) 장비입니다. "바늘 없는 주사"라는 결과는 같지만, 그 결과를 만드는 물리학은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전자기력으로 피스톤을 밀고, 다른 하나는 레이저로 물을 기화시킵니다. 추진 원리가 다르면 제어 방식이 다르고, 제어 방식이 다르면 약물이 피부에 도달하는 양상이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두 장비의 물리학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뒤, 그 차이가 임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짚습니다.

 

제트 주입의 기본 원리 — 무엇이 피부를 뚫는가

제트 주입이란 약물을 고속 미세 유체(microjet)로 가속하여, 바늘 없이 피부 장벽을 관통시키는 기술입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액체를 충분히 빠르게 밀면, 그 액체 자체가 바늘 역할을 합니다.

 

피부의 최외곽인 각질층(stratum corneum)은 15~20μm 두께의 단단한 장벽입니다. 이 장벽을 뚫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이 필요합니다. 제트 주입기는 약물을 100~300μm 직경의 노즐에서 100m/s 이상의 속도로 분사하여, 각질층을 관통하고 진피까지 약물을 전달합니다. 바늘이 물리적으로 구멍을 뚫는 것과 달리, 유체의 운동에너지가 피부를 열고 약물을 밀어넣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어떤 에너지원으로 약물을 가속하는가"입니다. 스프링, 압축 가스, 전자기력, 레이저 등 다양한 추진 방식이 연구되어 왔으며, 큐어젯과 미라젯은 각각 전자기력과 레이저라는 서로 다른 에너지원을 선택했습니다.

 

큐어젯 — 전자기 구동 제트

큐어젯의 추진 원리는 전자기력입니다. 장비 내부에는 영구 자석으로 둘러싸인 코일이 있고, 이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전자기력이 발생하여 피스톤을 고속으로 밀어냅니다. 피스톤이 밀어낸 에너지는 멤브레인을 통해 약물 챔버로 전달되고, 좁은 노즐을 통과하면서 유체가 가속됩니다. 넓은 단면의 약물이 좁은 노즐을 통과할 때 속도가 증가하는 것은 유체역학의 벤투리 원리(Venturi principle)에 해당하며, 이를 통해 고속 마이크로젯이 형성됩니다.

 

전자기 구동의 특성상,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조절하면 피스톤 속도, 즉 분사 압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스프링이나 압축 가스 방식에서는 에너지가 한 번에 방출된 뒤 수동적으로 감쇠하므로, 전류로 능동적으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전자기 구동의 이점입니다.

 

큐어젯의 주요 물리적 사양을 정리하면, 작동 압력 2.21~6.57MPa, 1사이클당 전달량 0.5~0.8μL, 반복 속도 최대 20Hz(초당 20회)입니다. 약물 주입 깊이에 대해서는 임상 근거 섹션에서 후술합니다.

 

미라젯 — Er:YAG 레이저 캐비테이션 제트

미라젯은 전혀 다른 물리학으로 작동합니다. 추진 에너지원은 Er:YAG 레이저(파장 2,940nm)입니다.

 

2,940nm은 물 분자의 강한 흡수 대역에 위치하는 파장입니다. 이 레이저가 장비 내부의 약물 챔버 표면에 조사되면, 수분이 순간적으로 기화하면서 캐비테이션 버블(cavitation bubble)이 형성됩니다. 버블이 급격히 팽창했다가 붕괴(collapse)하면, 그 붕괴 충격파가 약물에 전달되어 노즐을 통해 고속 마이크로젯을 분사합니다.

 

기전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Er:YAG 레이저 조사 → 수분 기화 → 캐비테이션 버블 형성 → 버블 붕괴 → 충격파 생성 → 약물 가속 → 마이크로젯 분사입니다. 전자기 구동이 피스톤을 기계적으로 미는 방식이라면, 레이저 캐비테이션은 열역학적 상변화(liquid → vapor → collapse)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레이저 캐비테이션에서 버블의 크기와 붕괴 강도는 레이저 에너지에 비례합니다. 에너지를 조절하면 젯 속도와 침투 깊이를 간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미라젯의 주요 물리적 사양을 정리하면, 1회 마이크로샷당 전달량 약 0.24~0.3μL, 반복 속도 최대 40~50Hz(미라젯 포르테 기준)입니다. 침투 깊이에 대해서는 제조사 자료에 제시된 수치가 있으나, 독립적 임상 연구로 검증된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두 방식의 비교 — 물리학이 만드는 차이

 

큐어젯 vs 미라젯 물리적 사양 비교

 

두 장비의 사양을 나란히 놓으면, 추진 원리의 차이가 만드는 두 가지 실질적 차이가 보입니다.

 

첫째, 제어 방식이 다릅니다. 큐어젯은 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조절하여 분사 압력을 설정합니다. 미라젯은 레이저 펄스 에너지로 젯 강도를 설정합니다. 전자기력은 전류량이라는 연속적 변수로, 레이저는 펄스 에너지라는 광학적 변수로 제어하는 것이며, 같은 "조절"이라 해도 물리적 경로가 다릅니다.

 

둘째, 전달 전략이 다릅니다. 큐어젯은 상대적으로 큰 볼륨(0.5~0.8μL)을 20Hz로 전달하고, 미라젯은 작은 볼륨(약 0.3μL)을 40~50Hz로 전달합니다. 양쪽 모두 반복 마이크로샷의 누적으로 세션 총량을 확보하되, 1회 전달량과 반복 속도의 조합이 다릅니다.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서의 위치 — 바늘 주사와 무엇이 다른가

제트 주입기가 바늘 주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장점과 한계가 있으며,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시술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공통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통증이 적습니다. 바늘이 피부를 관통하는 물리적 자극이 없으므로, 시술 시 통증이 유의미하게 낮습니다. 큐어젯을 사용한 split-face 비교에서 바늘 주사 대비 VAS(시각적 통증 척도)가 절반 수준(2.9 vs 5.4)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둘째, 약물이 미세 유체로 분산되어 주입되므로 주사 자국 없이 균일하게 분포합니다. 셋째, 바늘 천자가 없어 다운타임이 짧습니다.

 

공통 한계도 짚어야 합니다.

 

첫째, 점도 제한이 있습니다. 제트 주입기는 액체를 좁은 노즐에서 고속으로 분사하는 구조이므로, 점도가 높은 약물(점성 필러, 고농도 히알루론산 등)은 분사 자체가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리쥬란, 스킨부스터, 희석 CaHA(레디어스) 등 점도가 낮은 약물에 적합합니다.

 

둘째, 단일 볼러스 대용량 전달에는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바늘 주사는 한 번에 0.5~1mL를 한 부위에 주입할 수 있지만, 제트 주입기의 1회 전달량은 0.3~0.8μL 수준입니다. 다만 이것이 세션 전체의 총량을 제한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복 마이크로샷으로 세션당 수 mL 이상의 약물을 전달할 수 있으며, 실제 시술 현장에서 3mL 이상의 약물을 제트 주입기로 전달하는 프로토콜은 일상적입니다. 약물 전달의 형태가 "한 번에 많이"에서 "조금씩 여러 번"으로 바뀌는 것이지,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에어로졸화(aerosolization) 위험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고속 분사 시 스플래시백(splashback)으로 ≤5.0μm 크기의 미세 비말이 생성될 수 있으며, 이 비말은 공기 중에 부유합니다. 블레오마이신 같은 항암제를 제트 주입할 때 이 비말이 시술자에게 흡입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다만 연기 흡입기(smoke evacuator) 사용 시 에어로졸이 99~10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적절한 환기 조치로 관리가 가능합니다. 스킨부스터 시술 맥락에서는 약물 자체의 독성이 낮아 실질적 위험은 제한적이나, 시술 환경의 안전 프로토콜로서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트 주입 vs 바늘 주사

 

임상 근거와 한계

제트 주입 기술의 임상 근거는 아직 축적 초기 단계입니다.

 

가장 주목할 연구는 2025년 Hong 등이 발표한 분할 얼굴(split-face) 비교 시험입니다. 1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쪽 얼굴에는 큐어젯으로 리쥬란PN을 주입하고 반대쪽에는 바늘로 동일 약물을 주입한 뒤 비교했습니다. 큐어젯 쪽에서 통증이 유의미하게 낮았고(VAS 2.9 vs 5.4), 모공 개선(p=0.025)과 주름 개선(p=0.006)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보고되었습니다. 바늘 대비 제트 주입이 동등하거나 우월한 결과를 보여준 데이터이나, 참여자 수가 10명으로 소규모이며 단일 기관 연구라는 점은 한계입니다.

 

큐어젯의 주입 깊이 일관성에 대한 초음파 분석 연구(2025)에서는, 복부 스트레치 마크에 희석 CaHA를 주입했을 때 평균 침투 깊이 약 5.1mm로 일관된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장비의 깊이 제어가 비교적 안정적임을 시사합니다.

 

미라젯에 대한 독립적 임상 연구는 큐어젯 대비 더 제한적입니다. 레이저 캐비테이션 방식의 기초 물리학과 전임상(in vitro, 동물) 연구는 축적되어 있으나, 대규모 무작위 비교 시험(RCT)은 아직 보고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장비의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 연구는 현재까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추진 원리의 차이가 실제 임상 결과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는,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다만 제트 주입이라는 약물 전달 방식 자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 공개된 데이터의 방향성은 긍정적입니다.

 

Q&A

큐어젯과 미라젯, 어떤 장비가 더 좋은가요?

"더 좋다"보다는 "다르다"가 정확합니다. 큐어젯은 전자기 구동으로 상대적으로 큰 1회 전달량(0.5~0.8μL)을 20Hz로 전달하고, 미라젯은 레이저 캐비테이션으로 작은 전달량(약 0.3μL)을 40~50Hz로 빠르게 전달합니다. 추진 원리가 다르므로 직접 비교보다는 약물 종류, 시술 부위, 프로토콜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바늘 주사보다 효과가 떨어지지는 않나요?

현재까지의 데이터에서 제트 주입의 효과가 바늘 주사 대비 떨어진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split-face 비교에서 모공·주름 개선이 더 우수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약물이 미세하게 분산되어 전달되므로 조직 내 분포가 더 균일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효과 차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대규모 비교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입니다.

 

모든 스킨부스터를 제트 주입기로 시술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좁은 노즐에서 고속 분사하는 구조이므로, 점도가 높은 약물은 사용이 어렵습니다. 리쥬란, 희석 CaHA(레디어스), 일부 저점도 스킨부스터가 적합하며, 고점도 HA 필러 등은 바늘 주사가 필요합니다. 약물 선택은 대면 진료를 통해 판단합니다.

 

감수 | 임준호 대표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 리드성형외과의원)